
양배추는 흔한 재료지만, 활용법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대부분은 샐러드나 삶아서 쌈으로 먹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정말 큰 오해다. 제대로 조리하면 이 평범한 채소가 식탁의 주인공으로 바뀐다. 특히 부침으로 만들면 향도 좋고 식감도 살아 있어서 밥 반찬, 간식, 술안주까지 다 가능하다.
보통 부침개 하면 파나 부추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양배추는 의외로 그보다 더 다양한 풍미를 낸다. 단맛이 자연스럽게 올라오고, 익을수록 식감이 아삭해서 물리지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레시피는 반죽만 강조하거나, 양배추를 삶고 나서 섞는 식으로 너무 힘들게 만든다. 오늘은 그럴 필요 전혀 없이, 양배추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식탁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부침 레시피’를 알려주겠다.

양배추를 부칠 때 가장 중요한 건 식감이다
양배추는 익히면 단맛이 확 살아난다. 문제는 너무 익히면 물이 빠지고 흐물거려서 식감이 죽는다. 그래서 삶지 않고 바로 썰어서 사용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약간의 풍미를 더해줄 재료만 추가해주면, 한 장 부쳐도 모자랄 만큼 금세 사라지는 부침이 완성된다.
필요한 재료도 대부분 집에 있을 법한 것들이다. 별다른 장비나 특별한 기술 없이도 가능하니까,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해볼 수 있다.
- 양배추 1/4통
- 양파 반 개
- 당근 약간
- 부침가루 또는 밀가루 1컵
- 달걀 1개
- 물 약 2/3컵
- 소금 약간, 후추 약간
- 식용유
- 선택 재료: 청양고추, 부추, 깻잎 등
채소는 이 외에도 집에 있는 걸 적당히 넣어도 괜찮다. 다만 수분이 너무 많은 채소는 물기를 꼭 제거하고 넣어야 반죽이 흐르지 않는다.

순서는 단순하지만, 디테일이 완성도를 좌우한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부침개를 원한다면, 반죽 농도와 팬 온도, 그리고 재료 배합이 중요하다. 그냥 섞고 부치는 게 아니라, 재료 하나하나의 특성을 이해하고 손질하는 게 제대로 된 부침의 핵심이다. 아래 순서를 따라 해보면, 직접 먹어보고 왜 이게 사라지는 부침인지 바로 알게 될 거다.
- 양배추는 최대한 가늘게 채 썬다. 얇게 썰수록 익는 시간도 짧고, 반죽과 잘 어우러진다.
- 양파와 당근도 양배추와 비슷한 두께로 채 썬다. 너무 굵으면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 큰 볼에 채소를 모두 넣고, 달걀과 물을 넣은 뒤 부침가루를 체에 내려 넣는다.
-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고루 섞어준다. 반죽은 너무 묽지 않게, 채소에 가볍게 묻는 정도가 적당하다.
- 팬을 예열한 뒤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얇게 펴서 부친다. 중불에서 3분, 뒤집고 2~3분 더 익힌다.
- 겉면이 바삭해지고 가장자리가 갈색이 돌면 꺼내어 키친타월에 기름을 빼준다.
- 간장은 따로 준비하되,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고추나 식초를 살짝 넣어도 좋다.
부침개는 두껍게 부치면 속까지 안 익을 수 있으니 얇고 넓게 펴서 부치는 게 기본이다. 부침가루 대신 밀가루를 쓸 경우에는 감자전분 한 스푼 정도 추가하면 바삭함이 살아난다.

남은 부침은 이렇게 보관해야 한다
양배추 부침은 바삭하게 바로 먹는 게 제일 좋지만, 남는다면 보관법도 중요하다. 상온에 오래 두면 눅눅해지고, 냉장고에 넣으면 딱딱해지기 쉽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퍼백에 한 장씩 분리해서 냉동하는 거다.
먹기 전에 에어프라이어나 팬에 약불로 구워주면 다시 바삭해진다. 전자레인지를 쓸 경우에는 물을 살짝 뿌린 뒤 20초만 돌리고 팬에 굽는 게 포인트다.

이 부침 하나면 반찬 걱정이 사라진다
요즘 같은 물가에 반찬거리 매일 챙기기 힘든데, 이런 부침 하나만 잘 만들어도 밥상 퀄리티가 확 올라간다. 특히 아이들 있는 집이라면 양배추 싫어하던 아이도 이 방식으로 부쳐주면 “더 없어요?” 물어보게 된다.
무조건 삶고 무치거나 쌈으로만 먹는 양배추는 이제 그만. 한 번만 이렇게 부쳐보면, 삶는 건 귀찮고 맛도 없어서 다시 못 돌아갈 거다. 식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지는 이유, 직접 만들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